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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성과급과 사괏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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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4. 02. 07. 06:00

안소연
산업부 안소연 기자
직장인들이 회사에 다니면서 가장 애사심이 떨어질 때 중 하나가 성과급 시즌일 것이다. 과거 반도체 업황이 초호황이었을 때 나온 1000% 정도의 숫자가 아니라면 대부분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혹은 그 이상, 조직의 방향성에 맞춰 움직이고 성과가 났다면 회사는 그에 걸맞은 보너스를 지급하는 게 직장윤리이며 회사는 그것을 외면하지 않아야 하는 게 정석이다.

다만 최근 나오고 있는 성과급 불만 상황에 대해서는 다소 의아한 지점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경제를 비롯해 국내 경제도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각 기업들이 허리띠 졸라매기를 시작했으며 올해 업황에 대해 좋지 않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 뒤에 '타개책을 마련하겠다'는 부연 설명이 따라오기는 하나, 국제적 불경기라는 큰 파도 앞에 각 기업이 이를 거스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란 보기에도 쉽지 않다.

물론 보너스는 지난해 성과를 기반으로 측정된다. 지금 성과급 비율에 이의를 제기하는 기업들 역시 지난해 한국 경제가 안 좋을 때도 수출국의 명예를 드높인 기업들이다. 직원들로서는 높은 성과급, 혹은 적절한 성과급을 기대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회사도 이유가 있다. 미래산업과 연관된 기업일수록 불경기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추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러한 판단이 비약적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조금만 시각을 돌려 사회 전체를 보더라도 지금은 이러한 불만에 역풍을 맞을 수 있는 환경인 점이 우려스럽다.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오는 설 차례상에 사과를 1개 이상 놓기는 어렵겠다는 말마저 나오는 시국에 성과급 세 자릿수도 부족하다는 불만은 누군가에게 굉장히 불편하게 들릴 수 있다.
물론 '상황이 이러하니 성과급 자체가 나오는 것에 감사하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경영진들은 매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회사가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직원들의 노고 덕분'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게 입에 발린 말이 아니었다면, 누가 봐도 서운할 수 있는 비율에 충분하고 성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이것을 잘해내는 경영인들이 실력 있는 근로자들과 끝까지 함께하지 않을까.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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