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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쟁 2년] 내부 분열에 힘 잃은 대반격…결국 푸틴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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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2. 23. 06:00

젤렌스키&푸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4일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일 크렘린궁에서 드미트리 파트루셰프 농업부 장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로이터, 연합
2022년 2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별군사작전' 명령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만 2년을 맞았다.

압도적인 전력을 갖춘 러시아군이 개전 즉시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는 등 손쉬운 승리가 예측됐던 당초 전망과 달리 미국 등 서방의 신속한 군사지원을 등에 엎은 우크라이나가 선전을 펼치며 전쟁 양상을 장기전으로 이끄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 6월엔 남부 헤르손과 동부 자포리자 주를 중심으로 대반격에 나서면서 개전 초기 잃었던 돈바스 지역과 2014년 빼앗겼던 크름반도 회복까지 바라볼 정도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전쟁 발발 만 2년을 맞은 지금 우크라이나는 장기전 피로감에 따른 서방 국가들의 군사지원 축소 움직임과 가자지구 전쟁이라는 외부 변수, 그리고 내부 분열에 따른 국민과 군의 항전 의지 저하로 반격을 지속할 동력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친서방 국가를 꿈꾸는 우크라이나를 복속시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사이에 완충지대로 남겨두려는 푸틴 대통령의 의도대로 전황이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서방국 관리들의 최근 전황 평가를 인용해 발발 2주년을 앞둔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 같은 푸틴 대통령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관리들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복속시키겠다는 최종 목표를 아직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전역을 대상으로 미사일 122기와 무인기(드론) 36대를 동원한 개전 이래 최대 규모 공습을 감행한 이후 공세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올해 들어서는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잇달아 승전고를 울리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러시아군이 동부 요충지 아우디이우카를 완전 장악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완전 복속시키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자신감을 한층 높여줬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아우디이우카의 전반적인 상황은 절대적인 성공"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아우디이우카 함락을 기반으로 더욱 강하게 우크라이나군 공략에 나설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 2년간 서방권 지원을 이끌어내며 우크라이나의 선전을 잘 견인해왔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입장에서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등 최신 무기를 공급했던 서방의 군사 지원이 최근 들어 탄약 부족 상황이 계속될 정도로 시들해진 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최대 후원자인 미국의 지원이 예전만 못한 게 가장 아픈 대목이 됐다. 여기에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존재도 두 사람의 희비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젤렌스키는 돈바스 등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포기하고 평화협정에 서명할 수밖에 없도록 압박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푸틴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현재 처한 국내 상황이 정반대라는 점도 또 하나의 변수다. 우선 3월로 예정된 대선에서 다섯 번째 임기에 도전하는 푸틴의 경우 뚜렷한 경쟁상대가 없어 무난하게 정권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젤렌스키는 국민적 인기가 높았던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을 전격 해임해야 할 만큼 지도력을 의심받고 있어 앞날을 예측키 어렵게 하고 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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