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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노래로 대북송출 개시… “北 직접 도발 땐 즉·강·끝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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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4. 06. 09. 19:59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정부 차원 '대규모 대북전단' 띄우고
초대형전광판 설치해 심리전 가능성
軍, 서해서 '천무' 실사격 훈련 준비
일각 "대결의 악순환 빠질것" 우려도
대통령실 '오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한 9일 경기도 파주 접경 지역에 기존 대북 방송 확성기가 있었던 군사 시설물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당 시설물 안에 확성기가 설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합
북한이 8일 밤부터 9일 오전까지 오물풍선 330여 개를 다시 남쪽으로 날리자, 우리 군이 9일 오후 그동안 접었던 대북 확성기를 꺼내 방탄소년단(BTS)의 노래를 북녘땅 향해 틀기 시작했다. 6년간 중단됐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것이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국군심리전단의 대북방송 '자유의소리'를 확성기를 통해 송출했다.

이를 시작으로 우리 정부가 예고했던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긴급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확성기 방송 실시를 빌미로 북한이 직접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응징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오물풍선을 날리자 정부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고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중단해 온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이날 오후 최전방 24곳에 설치된 고정식 확성기와 이동식 장비 16대 등을 투입해 국군심리전단의 라디오 대북방송 '자유의소리'를 확성기로 틀었다.

이와 관련해 합참은 "우리 군은 이번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경고한 바와 같이 오늘 오후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며 "우리 군의 대북확성기 방송 추가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태의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오물풍선 살포 등 비열한 방식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군은 최근 전방지역에서 대북방송 송출을 위한 '자유의 메아리 훈련'도 실시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우리 군의 대표적 대북 심리전 수단이다. 2018년 4월까지는 이애란의 '백세인생', 원더걸스의 'I Feel You/So Hot', 에이핑크의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 주세요',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빅뱅의 '뱅뱅뱅', 아이유의 '마음', 노사연의 '만남',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등이 방송됐다.

북한은 이 같은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체제 위협'으로 간주해 확성기에 포격까지 한 바 있다.

북한이 각종 남북 회담 때마다 중단을 요구하고, 총·포를 쏠 정도로 치를 떠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건 6년여 만이다. 이를 시작으로 앞서 예고했던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들이 단계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백령도를 비롯해 서북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와 육군의 다연장로켓체계 '천무' 등의 실사격 훈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9·19 남북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 선언 이후 첫 서북도서 일대의 해상 사격훈련은 이달 중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각 군의 훈련 계획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의 실사격과 연대급 이상 대규모 기동훈련도 진행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지상에서의 실사격과 대규모 기동훈련은 지역 주민 동의 등의 절차에 시간이 필요한 게 현실인 만큼 부대별 훈련일정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군이나 정부 차원의 대규모 대북 전단을 띄우거나 대형 대북 전광판 설치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남 오물풍선을 보낸 주체가 북한군인 만큼 우리 군도 직접 나서 북한 전역을 완전히 덮어버릴 대규모의 대북 전단 풍선을 띄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GOP 부근에 높이 10m, 길이 18m인 대형전광판을 설치해 북한 군인들의 인식을 바꾸고 남한에 대한 동경을 갖게 하는 대북 심리전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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