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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높은 사교육비 속 희망의 빛 ‘서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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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람 기자

승인 : 2024. 07. 12. 05:30

[포토]얼마 남지 않은 수능
문제지를 풀고 있는 학생의 모습. /정재훈 기자
parkaram
"서울런 아이디 양도해 줄 수 있는 분 있을까요? 늦은 나이에 수능에 재도전하려는데 저는 서울 사람이 아니라 자격이 안돼요. 웬만하면 독학하려는데, 주요 과목 한 명 강의 듣자고 결제하자니 부담이 커서 양도받고 싶어요. 사례 할게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본 글이다. 자신을 기초생활수급자라고 소개한 A씨는 수능에 재도전하고 싶지만, 비싼 학원·인터넷 강의료가 부담돼 유명 사설 인터넷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서울런 아이디를 양도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상에는 A씨 같이 서울런 아이디를 양도해 달라거나 서울런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서울시민이 부럽다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는 타 시도 거주자들도 서울런 혜택을 받고 싶어 한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초중고교 학생들이 쓴 사교육비는 1인당 월평균 43만4000원, 총 27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학령인구는 감소하는데 사교육비는 되레 증가한 것이다.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커지면서 교육은 계층간 장벽으로 변했고, 형편상 공교육에 의존하던 아이와 부모는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은 사교육비 부담에 우울·불안감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내놓은 서울런이 지난 2년간 참여 학생들의 학습 역량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지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서울런 이용 가구는 42.1%에 달했다. 또 지난해 수능에서 서울런 이용 수험생 중 682명(조사 응답자 기준)이 대학에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220명 늘어난 수치다.
최근 인기 끈 드라마 '졸업'에서 스타강사로 분한 정려원은 "드넓은 지식의 망망대해에 발을 들이기엔 댁의 자녀는 너무 늦었습니다"라는 촌철살인급 대사를 쏟아낸다.

교육 기회는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공교육은 선이고 사교육은 악이라는 관점을 떠나 공교육이 사교육을 이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한다.

지식의 세계에서 '격차'는 한순간에 벌어졌다 좁아지기를 반복하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간다. 그 사이에서 부모와 아이들의 불안한 마음은 널뛰기한다.

일각에서는 서울런을 두고 비슷한 공교육 프로그램이 많다거나 사교육을 배불리 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타강사 강의는 가정 소득에 상관없이 대부분 학생이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강의 효과는 학생이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서울런이 높은 사교육비에 절망하는 청소년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길, 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길 기대해 본다.
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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