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로 시장 골목길엔 온열기 설치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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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에서 의류판매업을 하는 이씨(67·여)도 가게 앞 시장골목에 온열기를 세워뒀다. 이씨는 "손님맞이를 위해 가게 밖에 있는 편이다. 요즘 같은 추위에 하루종일 (밖에) 나와 있는데 난로를 틀지 않을 수 없다"며 "손님들이 난로 전기 코드를 발로 차고 지나가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고 했다.
연일 영하권 강추위에 이씨처럼 온열기를 가게 앞에 두고 전선을 안전하게 관리하지 않는 전통시장 상인들이 많아졌다. 시민들이 길 위 전선을 밟을 경우 피복이 벗겨져 전기 화재 위험이 커진다. +극과 -극에 해당하는 두 전선을 감싼 피복이 벗겨지면 두 전선이 서로 닿아 합선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5년간 일어난 전통시장 화재는 총 310건으로, 이 중 131건(42.3%)이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절연열화에 의한 단락(합선) 30건 △절연재 표면에 습기·먼지가 쌓여 일어나는 단락 23건 △접촉불량으로 인한 단락 14건 등이었다.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화재는 부주의(100건)로 인한 화재보다 잦아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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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전통시장 전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환경 정비 사업 시행과 함께 시장 상인들의 안전한 전선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5년간 전통시장 화재 중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건이 전체의 40%가 넘는다는 것은 안전시설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라며 "정부는 전통시장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아케이드를 설치하는 것처럼 환경 정비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이어 "시장 상인들은 길가에 노출된 전선을 정리하고, 문어발식 전기 사용을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