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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한금융 성장전략] 은행·카드 1위에도… 신한금융, 멀어진 왕좌에 수익성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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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4. 12. 23. 18:01

2022년 이후 연속 리딩금융 물거품
손보 경쟁력 전무 등 비은행 부진 탓
고강도 인적쇄신으로 위기극복 의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2년간 '일류(一流)신한'에 도달하기 위해 질적 성장에 집중했지만, 내년부터는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하기 위한 수익성 강화에 보다 고삐를 죌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적 1등보다 일류의 가치 실현이 중요하다'는 진 회장의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지만, 수장으로서 단 한 번도 순익 기준 업계 1위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 이유에 따른다.

올해의 경우 독보적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필두로 신한은행까지 리딩뱅크 왕좌에 올라서며 가속 페달을 밟고 있음에도 '리딩금융' 탈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인 2025년 막판 스퍼트를 더욱 절실하게 한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추고는 있지만, 손해보험의 경쟁력이 전무한 까닭이다.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 속 최근 단행한 9개 자회사 대표이사(CEO) 교체와 세대교체성 인사 등 고강도 인적 쇄신 역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녹아든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상혁 신한은행장과는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항해를 함께하기로 했다. 5대 시중은행장 중 4명의 행장이 교체된 변혁의 시대에서도 정 행장의 능력에 절대적인 믿음을 표한 셈이다. 아울러 뛰어난 경영능력을 자랑하는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와도 계속해서 한배를 타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진 회장은 큰 틀에서의 안정을 기반으로 세부적인 부분의 변화를 꾀하며 위기를 타개할 전망이다. 이에 내년에는 내부 체질 개선을 통해 기초체력을 단단하게 만들면서도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본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비은행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다각화하기 위한 비은행 인수합병(M&A) 잠재 매물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 등의 방안이 손꼽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익은 3조9856억원으로 KB금융(4조3953억원)에 4097억원 뒤처진다. 1분기 KB국민은행이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여파로 대규모 충당금 부담을 겪은 점을 제외하면, 사실상 격차는 더욱 큰 셈이다.

3위 사인 하나금융(3조2254억원)과의 격차도 7602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격차였던 8404억원보다 폭이 줄었다. 올해 신한은행이 하나은행을 꺾고 리딩뱅크 왕좌를 수성했음에도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약한 하나금융이 실적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는 점은, 사실상 신한금융 역시 비은행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 올 3분기까지 신한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순익은 1조2821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340억원 대비 16.4% 감소했다. 이는 13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신한투자증권의 대규모 선물 매매 손실 영향이 크지만, 신한캐피탈과 신한저축은행 등의 실적 악화도 무시하기 어렵다.

이에 신한금융은 대표이사 임기만료를 앞둔 주요 자회사 13곳 중 9곳의 수장을 교체하는 대대적 쇄신을 꾀했다. 주요 계열사인 신한카드와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등을 포함했다는 점은 사실상 비은행 전반을 뒤흔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부사장을 거치지 않은 본부장급을 신한카드 대표로 내정한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는 점은, 비은행에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 신한카드는 업계 1위 사의 지위는 유지하고 있지만, 2위 사인 삼성카드와의 격차가 지속 축소되고 있다. 디지털 및 영업 관련 핵심부서를 거친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 내정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실정이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단순히 운용 손실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김상태 대표가 사임한 데 따른 수장 교체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발생한 일회성 손실을 제외하더라도 실적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로운 사령탑에 오를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 내정자는 고객과 시장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두면서도 수익성 개선에도 힘을 써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보험계열사의 경우 그 어느 곳보다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신한EZ손해보험이 적자폭 확대로 전반적인 보험계열사의 수익성을 떨어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각각 1년의 임기를 추가로 보장받은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와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는 힘을 합쳐 신한금융 보험계열사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만 한다. 나아가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그룹 차원에서의 손보사 경쟁력 강화 방안 역시 요구되는 상황이다.

결국 현재로서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신한은행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진 회장은 그간의 관례를 깨고 정상혁 행장에 이례적으로 2년의 임기를 부여했다. 정 행장은 최근 '고객몰입조직'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전문성을 꾀한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한 만큼, 진 회장의 '고객중심' 철학은 물론 수익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변화와 혁신을 통한 계열사의 성장을 발판삼아 지난 7월 발표한 '10·50·50 기업가치 제고 계획'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에 따른 50% 이상의 주주환원율, 5000만주 감축을 통한 주당 가치 제고 등을 이뤄내 밸류업을 선도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큰 그림에 따른다. 신한금융 측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성실한 이행과 함께 대한민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선도하기 위한 사명감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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