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아세안 “일방적 행동 속에서도 국제법·법치 지켜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china.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129010013663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1. 29. 15:45

필리핀 외교장관, 역내 해상 긴장·미중 갈등에 우려 표명
미얀마 사태·남중국해 분쟁 논의…중국과 행동강령 협상 압박
Philippines ASEAN
29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 비공식 회의에 참석한 각국 외교장관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들이 강대국 중심의 일방적 행동이 확산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자제와 국제법 준수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29일 AP통신에 따르면 테레사 라사로 필리핀 외교장관은 이날 필리핀 중부 해안 도시 세부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비공개 회의 개회사에서 "아시아 전반에서의 군사적 긴장과 동남아시아 밖에서 벌어지는 일방적 행동이 규범 기반 국제 질서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법치와 다자주의의 가치를 강조했다.

라사로 장관은 특정 국가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미국의 군사 작전과 중국의 대만 및 남중국해를 둘러싼 공세적 행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역내에서는 해상에서의 긴장 고조와 장기화한 내부 분쟁, 해결되지 않은 국경 및 인도주의적 문제가 동시에 지속하고 있다"며 "여기에 범지역적 파급 효과를 지닌 외부의 일방적 행동이 더해지면서 역내 안정과 다자 협력 체제가 구조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일수록 자제와 대화, 국제법 준수라는 아세안의 기본 원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평화와 안정은 힘의 논리가 아니라 규범과 합의를 통해서만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리핀은 올해 아세안 순회의장국을 맡고 있다. 이는 2021년 군부 쿠데타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축출된 이후 미얀마가 의장국 자격을 정지당한 데 따른 조치다.

1967년 냉전 시기에 출범한 아세안은 필리핀처럼 미국과 오랜 동맹 관계를 맺은 국가부터,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라오스·캄보디아 등 권위주의 국가까지 아우르는 느슨한 지역 협의체다. 이러한 이질성은 아세안이 역내 갈등과 강대국 경쟁에 일관되게 대응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로 지적돼 왔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태국과 캄보디아 간 충돌 이후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2021년 합의된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5개 항 평화안' 이행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즉각적인 폭력 중단과 대화를 요구한 해당 합의안은 지금까지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세안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관리하기 위한 '행동강령'을 올해 안에 마련한다는 목표 아래 중국과의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광범위한 영유권 주장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등 4개 아세안 회원국의 주장과 겹치며 긴장의 핵심 요인으로 남아 있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