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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세월호 선장’, 33명 아이들 버린 버스기사 ‘살인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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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

승인 : 2014. 05. 21. 15:33


300여 명의 고등학생을 가라앉는 세월호에 두고 나온 선장과 마찬가지로 3~12살의 어린이 33명을 두고 불타는 버스에서 도망쳐나온 콜롬비아 버스 운전 기사에 ‘살인죄’가 적용됐다.

2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검찰은 막달레나주 푼다시온시에서 발생한 버스 화재 사고에서 승객들을 구하지 않고 빠져나와 어린이 33명을 사망케한 운전 기사 제이미 구티아레즈 오스피나에 대해 ‘살인죄’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18일 발생한 이 화재 사고는 버스 운전사가 휘발유통을 들고 직접 버스 바닥으로 연료를 주입하다가 연료통에서 불꽃이 발생해 버스에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버스 운전사는 사고 직후 달아났다가 곧 자수했다. 운전사는 2012년 이후 운전 면허를 박탈당했으며, 버스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무보험 차량인 것을 알고도 운전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뿐만 아니라 사고 버스는 밀수입된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콜롬비아의 외곽 지역의 대중 교통 치안은 좋지 않으며 버스의 경우 특히 안전 점검 및 교통 법규의 적용이 안돼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후단시온 마을 주민인 호세 아코스타 정비공은 “도로교통 안전 규정을 집행해야 하는 당국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버스에 타고 있던 50여명의 아이들은 한 복음주의 교회의 예배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사고로 33명이 사망했으며 20명이 2~3도 화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법의학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워낙 심한 시신 훼손으로 인해 아이들이 가족들의 품으로 제대로 돌아갈지도 미지수다.

20일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며 유족들을 위로하고 33명의 어린 영혼들을 애도했다.

그는 또 사고가 발생한 18일부터 나흘간을 국가적 ‘애도의 기간’로 선언하면서 “앞으로 콜롬비아 전국의 대중교통 체계와 법규에 대해 대대적인 개선을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클라라 로하스 대통령 후보는 “이번 사고로 국가의 후진성이 드러났다”면서 “이는 단지 운전사의 무책임만이 아니라 당국의 엄격한 규제 부족이 이유인 ‘인재’”라고 밝혔다.
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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