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가슴 멍 나발니 시신, 시베리아 병원 안치...사망 발표 전날 밤 교도소 소동”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china.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219010008602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2. 19. 07:43

러 독립매체 "나발니 시신, 시베리아 북부 병원에 안치...부검 미실시"
구급대원 "시신에 경련 및 심장 마사지 멍...심정지 사망한 듯"
수감자 "사망 발표 전날 밤 '이상한 소동'...교도관, 감방 수색 강화"
나발니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7)를 추모하는 사진과 조화, 그리고 촛불이 1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러시아 영사관 근처에 놓여 있다./AP·연합뉴스
옥중에서 급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7)의 시신이 러시아 시베리아 북부 살레하르트 임상 병원의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고 독립 매체 노바야 가제타 유럽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트비아에서 발행되는 이 매체는 특히 나발니의 사망이 발표된 전날 밤 교도관들이 교도소 감방을 이상하게(mysterious) 수색했다고 한 수감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에 따라 나발니의 사망일이 당초 발표된 16일이 아니라 15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 러 독립 매체 "나발니 시신, 시베리아 북부 지역 병원에 안치...부검 이뤄지지 않아"

이 매체는 시신은 당초 나발니가 사망한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36km 떨어진 라비트낭기 마을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16일 늦게 이 지역 수도 살레하르트 지역 임상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이 병원의 구급대원은 나발니의 사망 이후 통상적인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 교도소 사망자의 시신은 법의학국으로 바로 이송되지만, 이번 경우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임상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자동차로 나발니 시신을 영안실로 옮기고, 문 앞에 2명의 경찰을 배치했다"며 "그들이 차라리 '여기서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팻말을 붙이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나발니의 죽음은 총기에 의한 것이 아닌 것을 나타내는 용어인 '범죄적 성격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후 병리 의사들의 부검이 금지됐다는 소문이 퍼졌다고 한 소식통은 밝혔다.

구급대원은 부검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와 관련, 어떤 사람들은 크렘린궁에서 전문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했고, 다른 사람들은 병원 의사들이 부검 결과를 변경하라는 명령을 거부할 수 없고, 부검으로 인해 유죄가 되는 것을 우려해 부검을 거부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시베리아 감옥
러시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지역의 하프 정착촌에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복역하다가 16일(현지시간) 사망한 IK-3 교도소 입구를 17일 찍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구급대원 "나발니 시신에 경련 및 심장 마사지 멍...심폐소생술 시도 불구 심정지 사망한 듯"

이 구급대원은 또 나발니의 시신에 구타에 의한 것이 아닌 멍이 있었는데 이 멍이 생길 때 나발니는 아직 살아있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는 "멍을 본 사람들이 묘사한 부상은 경련 때문으로 보였다"며 "사람이 경련을 일으키고, 다른 사람들이 그를 붙잡으려고 하지만 경련이 매우 강하면 멍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격자들이 나발니의 가슴에 간접적인 심장 마사지로 인한 멍이 었었다고 말했다"며 "그들이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지만, 아마 심정지로 사망한 것 같은데 왜 심정지가 발생했는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나발니 귀국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과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2021년 1월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로 귀국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수감자 "나발니 사망 발표 전날 밤 '이상한 소동'...교도관, 감방 수색 강화"
"교도소장 등 정신 나간 것처럼 보여...나발니 죽음, 당국 곤경에 빠져"

한 수감자는 나발니의 사망이 발표된 전날 밤 '이상한 소동'이 있었다고 밝혔다고 영국 스카이뉴스가 이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수감자는 "교도관들이 저녁 수색에 크게 속도를 내면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며 "보통 그들이 서둘러 축하하러 가는 휴일엔 이런 일이 발생하지만, 그날은 휴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우리를 가두고, 막사 간 이동을 금지하고 경비를 강화했다"며 "늦은 밤 교도소 경내로 차량이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지만, 감방 창문을 통해서 그 차량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교도관들이 16일 아침 수감자들의 감방을 면밀히 수색해 휴대전화와 기타 물품을 압수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노바야 가제타에 교도소장과 운영 책임자가 정신이 나간 것처럼 보였다면서 나발니의 죽음으로 당국이 곤경에 빠진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나발니 사망
러시아 경찰들이 1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첫 굴라그 정치범 수용소가 세워진 솔로베츠키 섬의 큰 바위을 옮겨다 만든 기념비에서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는 조화를 놓으려던 한 청년을 강제 연행하고 있다./AP·연합뉴스
앞서 나발니 모친 류드밀라 나발나야는 아들의 시신이 살레하르트 마을로 옮겨졌다는 말을 듣고 갔지만 시신이 그곳에 없었으며 부검이 끝나야 아들의 시신을 넘겨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나발니 측근들이 밝혔다.

나발니의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독재에 저항하는 러시아 내 지도자는 사실상 완전히 제거됐고, 러시아는 푸틴의 사망까지 암흑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러시아 경찰은 헌화 외 나발니의 추모 행사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현지 인권단체 OVD-인포는 러시아 각 도시에 마련된 나발니 추모 장소에서 400명 이상이 경찰에 붙잡혀 구금됐다고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