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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카자흐 수사기관에 범죄 혐의 496명 정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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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5. 01. 13. 10:42

수사 당국 "텔레그램 정보 공유로 범죄조직 소탕 원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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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로고/AP 연합
카자흐스탄에 공식 사무실을 개설한 텔레그램이 사용자 계정 정보를 현지 수사 당국에 공유했다.

텔레그램은 11일(현지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한 투명성 보고서에서 지난해 카자흐스탄 수사 당국의 정보공개 요청서 74건을 받아들여 사용자 496명의 전화번호 및 IP주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은 "이용 약관을 위반하고 관할 사법 당국으로부터 형사 사건의 용의자임을 확인하는 공식 요청을 받는 경우 텔레그램은 해당 요청에 대한 법적 검토를 수행하고 사용자의 IP주소와 전화번호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사법기관에 제공한 사용자 정보를 3개월마다 자사 채널에서 공개하겠다고 했다. 현지 검찰은 작년 12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금융 사기를 벌여온 일당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당시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긴급조사가 진행됐고 기술 장비와 거액의 작금 등 기타 증거가 압수됐으며 법원 명령에 따라 텔레그램 채널 관리자들이 구속됐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텔레그램을 적극 활용해 국민연금 및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 국가행정 시스템을 선보이는 국가 중 하나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인구 약 2000만명 중 절반 이상인 약 1250만명이 텔레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2023년 대비 약 25% 증가한 수치다.

텔레그램은 러시아를 포함한 구소련국가, 홍콩 등 검열이 엄격한 일부 지역에서 인지도를 높이며 전 세계 약 10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특유의 보상성과 익명성 등으로 유해 콘텐츠와 가짜뉴스 확산의 온상이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양국 고위관료들이 전쟁에 관련된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되면서 '가상 전쟁터'로 불리기도 했다.

두로프 CEO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브콘탁테에서 야당 커뮤니티를 폐쇄하라는 러시아 정부의 명령을 거부한 2014년 현지를 떠난 직후 "정부 당국자를 포함한 제삼자에게 단 1바이트(byte)의 이용자 데이터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1년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UAE) 시민권과 2개의 섬으로 이뤄진 서인도제도 세인트키츠네비스의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작년 8월 프랑스 당국은 텔레그램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개인전용기를 통해 프랑스 르 부르제 공항에 입국한 두로프를 체포했다.

프랑스 당국은 보안성이 뛰어난 텔레그램을 이용한 사기와 마약 밀매, 사이버 폭력 및 테러 조장 등의 범죄 사건을 수사해왔다고 밝혔다.

텔레그램은 작년 11월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 정식 사무실을 설립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으며 당시 텔레그램의 사무소 설립 결정은 프랑스에서 플랫폼의 불법 활동 처리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는 두로프 CEO의 규정 준수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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