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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헝가리 배터리 공장, 발암물질 배출 의혹에 환경 허가 취소·인력 감축 ‘복합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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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2. 10. 04:46

"독성 먼지 수년간 노출..기준치 510배 사례도"
헝가리 매체, 환기구 분진 배출·위성사진 공개
시장 "환경 범죄 의심, 경찰 조사 의뢰"
삼성 "유해 물질 아닌 흑연 분진"
삼성sdi 헝가리
삼성 SDI 헝가리 공장 홈페이지 캡처.
헝가리 괴드시에 있는 삼성 SDI 배터리 공장이 발암성 화학물질을 배출하고도 이를 고의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현지 매체의 탐사보도로 제기됐다.

AFP통신은 9일(현지시간) 헝가리 뉴스사이트 텔렉스(Telex)의 탐사보도를 인용해 이러한 의혹이 담긴 기밀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다.

헝가리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삼성 SDI 공장은 발암성 물질 배출 의혹뿐만 아니라 수년간 지속된 환경 및 안전 규정 위반에 따른 법적 제재, 산업 침체에 따른 인력 감축 등 복합적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 삼성 SDI 헝가리 공장, 환기구 분진 배출과 발암성 물질 은폐 의혹

텔렉스는 삼성 SDI 헝가리 괴드 공장의 여러 환기구에서 수년간 검은색 분진이 외부로 배출됐으며, 이로 인해 공장 건물 옥상이 눈에 띄게 변색됐다고 보도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오염은 2020년 여름부터 확산되기 시작해 2021년 5월까지 확대됐으며, 약 10미터×10미터 범위로 확인됐다고 텔렉스는 전했다.

텔렉스는 삼성 SDI의 2022년 안전 보고서를 인용해 문제가 된 환기구가 공장 내 '3M 건물 72구역'에 있으며, 이곳에서 니켈·코발트·망간(NCM)과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분말을 사용해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한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물질들은 흡입 시 독성이 있으며, 일부는 발암성 물질로 분류된다.

공장 설계상 외부 배출을 막기 위해 공기 여과 장치가 설치돼야 하지만, 내부 관계자들은 대량의 NCM과 NCA 분말이 환기 시스템을 통해 외부로 방출됐다고 텔렉스에 전했다. 텔렉스는 삼성 측이 공기 정화 시스템의 부적합성을 2021년부터 인지하고 있었지만 개선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셀
삼성 SDI 헝가리 공장이 생산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셀./삼성 SDI 헝가리 공장 홈페이지 캡처
◇ 헝가리 매체·AFP "법적 기준치 최대 510배 초과... 노동자 177명 유해 물질 노출 피해"

AFP에 따르면 2023년 작성된 기밀 보고서에서 삼성 배터리 공장 직원들은 법적 기준을 초과하는 발암성 화학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조사 결과, 2022년 전체 직원 2159명 중 11%에 달하는 98명이 법적 기준치를 초과한 화학물질에 노출됐다. 특히 독성 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510배 초과한 사례가 발견됐다.

헝가리 탐사 매체 아틀라초(Atlatszo)는 별도의 조사에서 2021~2022년 사이 7건의 사고로 133명의 노동자가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됐고, 2023년에도 44건이 추가로 발생해 총 177명이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아틀라초는 내부 측정 자료를 인용해 니켈과 코발트 농도가 허용 기준의 20~30배를 초과했으며, 일부 구역에서는 니켈 농도가 법적 기준의 250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삼성 측은 수백 명의 직원이 매주, 매달 위험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당국에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텔렉스는 전했다.

배터리 모듈
삼성 SDI 헝가리 공장이 생산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모듈./삼성 SDI 헝가리 공장 홈페이지 캡처
◇ 삼성 SDI, 대기·수질 오염 논란...헝거리 정부 규제·과태료 강화

대기 오염뿐 아니라 수질 오염 및 유해 용매 배출 문제도 제기됐다. 아틀라초는 국가 환경 정보 시스템 자료를 인용해 괴드 공장이 2021년 한 해 동안 독성 용매 N-메틸피롤리돈(NMP) 81.4톤(t)을 대기로 배출했다고 전했다.

환경 단체 그린피스는 공장 인근 유출 폐수에서 리터당 200마이크로그램의 NMP 용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고 아틀라초는 알렸다. 이 물질은 흡입 시 심한 호흡기·눈·피부 자극을 유발하고 태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독성 용매로 규정돼 있다.

헝가리 당국은 23명의 노동자가 오염물질에 노출된 사건에 대해 1000만포린트(약 37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그러나 위반이 지속되자 최근 관련 법규 변화를 통해 최대 1억포린트(약 3억7000만원)까지 부과가 가능해졌다고 아틀라초는 전했다.

데일리뉴스헝가리는 이를 규정을 노골적으로 우회하는 기업들에 대해 더 강력한 단속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규제 변화라고 평가했다.

배터리 팩
삼성 SDI 헝가리 공장이 생산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팩./삼성 SDI 헝가리 공장 홈페이지 캡처
◇ 헝가리 법원 환경 허가 취소... 생산량 감축 및 인력 구조조정 '압박'

헝가리 헌법보호청은 삼성 SDI가 당국을 기만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비밀 정보 수집에 착수했고, 이 사안은 2023년 봄 정부에 공식 보고됐다고 텔렉스는 전했다. 헝가리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생산 중단 조치를 검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투자 위축 우려로 공장을 폐쇄하지는 않고, 2023년 가을까지 문제를 해결하라고 통보했지만, 문제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텔렉스는 지적했다.

법적·경제적 측면의 위기도 가시화되고 있다. 데일리 뉴스 헝가리에 따르면 2025년 가을, 법원은 삼성 공장의 환경 허가를 취소해 현재 감축된 용량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력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텔렉스는 지난해 말까지 해당 공장에서 800명의 협력업체 직원이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전체 인력을 2023년 800명으로 정점에 달했고, 그해 말 이후 급격히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 삼성 SDI "유해 물질 아닌 흑연 분진"

이러한 의혹에 대해 삼성 SDI 측은 언론에 보도된 검은 분진이 유해 물질이 아니라 흑연이며, 헝가리 환경 규제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고 데일리뉴스헝가리 등이 보도했다.

졸탄 카메러 괴드 시장은 보도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환경 범죄에 해당한다는 근거 있는 의심이 있다며 경찰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아틀라초는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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