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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고지 이전에 맞선 선택…팬들이 만든 ‘진짜 시민구단’ 부천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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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장이준 기자

승인 : 2026. 02.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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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일 부천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부천FC1995 창단식 모습. 부천 시민구단 창단준비모임 TF 관계자들이 단상에 서서 부천FC의 부활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지역 축구팬들의 환호 속에 만세 삼창을 하며 인사하고 있다. /부천시
"부천 만세!" "목소리가 약하다. 다시 한번~"

2007년 12월 1일 부천FC1995(이하 부천FC)의 창단식이 열린 부천시청 대강당은 그야말로 축제장을 방불케 하는 열기로 가득했다. 스포츠 구단 창단식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불과 1년 전 느닷없이 뒤통수를 얻어맞았던 충격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출발을 축하하는 자리였던 것이다.

2006년은 부천 축구팬들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해였다. 연고지 구단이었던 부천SK(현 제주SK)가 제주도로 이전을 결정하면서 '현존하는 프로축구단 중 가장 오래된 구단(전신 유공 코끼리, 1982년 창단)'이라는 빛나는 전통이 하루아침에 끊겼기 때문이다. 지역을 대표하던 연고 축구팀의 갑작스러운 이탈은 공동체의 상실감으로 번졌다.

하지만 팬들은 팀을 떠나보내는 대신 새로운 선택을 했다. "감히 팬들을 버리고 떠나?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팀을 만들겠다"는 결단이었다. 기업의 판단에 좌우되는 구조 대신, 유럽처럼 팬이 주인이 되는 구단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힘을 얻었다. 그렇게 시민과 서포터즈, 지역 축구인들이 뜻을 모아 창단한 팀이 바로 부천FC다.

최상위 프로리그인 K리그나 2부리그 격인 내셔널리그(실업리그)와는 달리 3억원의 운영비만으로 참가가 가능한 K3리그가 때맞춰 공식 출범하며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무대가 만들어지는 행운도 겹쳤다. 재정도, 기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의욕만 갖고 출발했지만, 데뷔 첫해인 2008년 구단 경영 성적표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시민주주 모집과 후원 확대를 통해 운영 기반을 다진 덕분에 흑자(약 8000만원)를 기록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

7년 후인 2013년, 프로 승강제가 도입되면서 부천FC는 새롭게 바뀐 2부리그(K리그2)에 합류하며 한단계 업그레이됐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시작한 시민구단이 프로리그에 진입한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최종 도전 목표인 K리그1으로 승격은 좀처럼 이뤄지지 못했다. 시민구단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재정적 한계와 선수층의 격차, '늪'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번번히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12년의 도전 끝에 지난해 이뤄낸 1부리그 승격이라는 결실은 부천FC가 한국 프로축구에서 지역과 팬의 힘이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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