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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포스트 하메네이’ 구상…이란에 ‘베네수엘라 모델’ 적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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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04. 09:54

'마두로 체포' 학습효과… 이란판 베네수엘라식 내부 승계 모색
쿠르드 세력 등 반정부 세력 접촉… 체제 전복 압박 카드 검토
"적임자가 없다"…사망한 후보군과 '최악의 후계자' 우려
USA GERMANY DIPLOMAC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회담하고 있다./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한 이후 이란의 차기 정권 수립 모델로 '베네수엘라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3일(현지시간) 전해졌다.

이는 지난 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카라카스 관저에서 체포해 미국 뉴욕으로 압송한 후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을 맡아 정권의 인적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정책적으로 미국에 전적으로 협조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사례를 이란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서도 기존 정권 내부 인물이 과도적으로 권력을 맡는 방식이 가능하다는 구상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체제 전복을 가속화하기 위해 쿠르드족 무장세력을 포함한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이 복수의 정부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TRUMP GERMANY OVAL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가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 회담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UPI·연합
◇ '마두로 체포' 학습 효과… 트럼프, 이란판 '베네수엘라식' 내부 승계 모색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하면서 대(對)이란 군사작전 이후의 정권 교체 시나리오와 관련, 베네수엘라 정권 변화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공격하고서 정부를 온전히 유지했다는 점에서 베네수엘라는 정말 놀라웠다"며 이 모델이 이란에서도 유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차기 지도자로 미국에 망명 중인 레자 팔레비 전 왕세자 같은 외부 인사보다는 "이란 내부 인사 중 누군가가 더 적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비에 대해 "매우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며 "현재 이란 내부에도 인기 있는 인물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급격한 혁명으로 인한 행정 공백과 혼란보다는 기존 체제 내 온건파를 발굴해 과도기적 안정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월 3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저택에서 한 마두로 대통령 체포 관련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 야권의 상징이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차기 지도자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녀가 국내에서 지지 기반도 존중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도자가 되는 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입장은 마차도가 1월 15일 백악관에서 자신의 노벨평화상 메달 진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증정하면서 지지를 호소한 이후에도 바뀌지 않았다.

마두로 압송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이 1월 5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출두시키기 위해 헬기에서 연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투트랙' 압박… 쿠르드 무장세력 지원 통한 체제 균열 검토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단순히 내부 협력자를 찾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란 내 소수민족 쿠르드족을 포함해 반정부 무장세력을 지원해 체제 전복을 압박하는 강경책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공습 직후인 1일 쿠르드족 지도자들과 접촉했으며 이란 중앙 정부의 통제력이 약화된 틈을 타 지방정부 지도자들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지역 파트너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확인했다.

비록 무기 지원이나 군사 훈련·정보 지원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지상 기반 세력 없이는 정권 교체가 어렵다는 현실론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부 정책차관실 안보협력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빌랄 사브는 "지상군 없이는 정권 교체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이란 내부의 반체제 세력을 규합해 지상 작전의 기반 세력으로 활용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009년 6월 4일(현지시간) 테헤란 남부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사원에서 열린 호메이니 사망 20주년 기념식에서 순례자들을 맞이하고 있다./EPA·연합
하메네이 관저
이스라엘 방위군(IDF)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테러 정권 본부에 대한 대규모 공습 장면이라면서 공개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AFP·연합
◇ 후계 구도 불확실… "최악은 이전과 같은 지도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다각도의 전략을 고민하는 근저에는 이란 후계 구도의 불확실성에 대한 깊은 우려가 깔려 있다. 그는 군사적 승리 이후 등장할 지도부가 이전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는 우리가 이런 일을 하고 나서 이전 인물만큼 나쁜 사람이 권력을 잡는 것"이라며 "몇 년 뒤 돌아보면 우리가 세운 인물이 전임자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과정에서 차기 지도자로 염두에 뒀던 이란 내 후보들이 상당수 사망해 이란 권력 승계 구도가 더욱 불확실해졌음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가 생각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죽었다. 두 번째 그룹도 죽었을 수 있다"며 "곧 세 번째 그룹(A third wave)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IRAN-CRISIS/USA-FED
유조선들이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해안을 운항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유가, 작전 끝나면 폭락할 것"… 선제 타격 정당성 및 에너지 안보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군 전력과 관련, "방공망과 공군·해군·지도부가 사실상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군사작전의 명분과 관련, "우리는 이 미치광이들과 협상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먼저 공격할 것이라고 봤다. 우리가 하지 않았으면 그들이 먼저 공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전이 이스라엘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내가 이스라엘을 행동에 나서도록 떠밀었을 수도 있다"며 미국의 주도권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유가 불안에 대해선 "잠시 높을 수는 있겠지만, 작전이 끝나면 이전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안전 운항을 위해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를 통한 저렴한 보험 제공과 해군 호위라는 구체적인 카드도 제시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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