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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조희대 탄핵 공청회… 법 권위 허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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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05. 00:01

조희대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전방위 퇴진 압박에 나섰다. 일부 여권 강성파 의원들은 공청회까지 열어 탄핵을 위한 법적근거와 명분쌓기에 들어갔다. 민주당 지도부는 조 대법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면서 탄핵과는 거리를 두고 있으나 언제 당론으로 밀어붙일지 모른다. 법 왜곡죄 등 위헌논란이 많은 사법3법을 강행 처리해 놓고, 이를 반대한다고 대법원장 탄핵까지 거론하다니 여당의 겁박이 도를 넘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4일 국회에서 '조희대 탄핵의 필요성과 시급성' 공청회를 열었다. 공동 주최자인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사법개혁도 어렵고 내란청산도 어려워진다"며 "돌파구는 대법원장을 탄핵하는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은 "조희대 사법부가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할 대상"이라며 "사법개혁 3법은 국민들이 통과시킨 것인데 그런 명령을 사법부는 정면으로 거스르려 하고 있다"고 했다. 조국혁신당과 사회민주당 쪽에서도 "사법부 불신은 조 대법원장이 있는 한 끝나지 않는다"며 "탄핵까지도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가 현직 법관에 대해 탄핵안을 발의한 경우는 우리 헌정사에 딱 두 차례뿐이고, 그마저 국회 본회의에서 모두 부결돼 헌법재판소까지 가지 못했다. 대법원장 중에서는 지난 1985년 유태흥 당시 대법원장이 불공정한 법관 인사를 했다는 이유로 야당으로부터 탄핵을 당한 게 전부다. 사법부 수장을 국회가 탄핵 소추한다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 심각하게 위배될 수 있어 정치 공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민주당도 "공청회는 의원들의 개별적 의견일 뿐"이라며 "당 지도부는 조 대법원장 탄핵을 논의하거나 기획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내 반대목소리에도 '정청래·추미애 강성라인'이 사법3법 처리를 밀어붙였듯, 대법원장 탄핵 카드도 언제 공식적으로 꺼내들지 가늠하기 어렵다. 정 대표가 이날 조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도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며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한 것만 봐도 그렇다.

조 대법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도 거리를 두는 등 명백한 위법사항이 없다는 점에서 여당의 정치공세는 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사법3법 처리에 대해 "갑작스러운 대변혁이 과연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마지막까지 심사숙고해 달라"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사법부 수장으로서 응당 해야 할 요구를 한 것이다. 법 왜곡죄 등에 대해 "개별 재판을 두고 법관을 악마화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것도 당연한 우려 표명이라 할 수 있다.

이런데도 여당이 내년 6월 임기가 끝나는 조 대법원장의 탄핵까지 거론하는 것은 법원행정처 폐지 등 '사법개혁 시즌2'를 밀어붙이기 위한 공세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법의 권위까지 송두리째 허무는 횡포를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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