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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의 우리들의 주거복지] ‘은퇴자 마을 특별법’ 제정 의미 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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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0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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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초고령 사회에 대응한 실버 계층의 주거복지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고령인구 비율이 20% 남짓한데도 한낮 전철이나 버스를 타면 이미 대다수가 할머니와 할아버지다. 향후 이러한 비율이 급속히 증가해 오는 2072년에 이르면 47.7%에 달할 것이라고 하니 가히 노인 주류 시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더구나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층과 1인 고령 가구의 폭발적 증가를 감안하면 노인 복지 정책의 방향 설정과 시스템 구축, 전문 인력 수급 대책 등 선제적 대안 마련이 이미 실기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노인과 은퇴자의 주거 방향 설정은 실로 중요한 과제이며 건강과 경제력 등 각자가 처한 여건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와 돌봄 통합시설을 마련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지난 1989년 실버타운을 조성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 노인복지주택 건설의 물꼬를 트고 2016년에는 고령자 복지주택(공공임대) 제도를 도입했지만, 물량 부족은 물론 고령층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여전히 한계상황이다. 게다가 하이엔드급의 고비용 시설과 공공 및 사회복지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저소득계층의 실버타운만 존재할 뿐 이른바 중산층이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은 거의 전무한 형편이다.

또 선진외국의 경우처럼 은퇴자들이 지속해서 복합 돌봄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공동체 단지, 이른바 명실상부한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형의 단지 개발이 활성화되지 못해 생활 지원을 비롯해 전문 의료, 요양 서비스 등의 통합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은퇴자 마을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이러한 환경 개선과 법적 기반 마련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당사자인 실버 수요계층은 물론 공급자인 지자체와 민간 등의 관심을 끌 만하다. 실버 주거의 방향 모색과 통합서비스 도입, 민간 참여라는 입장에서 CCRC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공공주도의 고령 친화 주거단지 조성이 가능하고 여기에 민간이 동참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고령화 사회에 대응해 은퇴자들이 주거·의료·문화·체육시설을 한곳에서 누릴 수 있는 고령 친화 주택 공급의 확대 기반이 마련된 것은 평가할 만하다. 또 은퇴자 마을 기본계획 수립은 물론 조성지구 지정 절차, 주택 공급 및 운영·관리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 체계적인 단지 개발과 운영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국토교통부는 1년 뒤 시행을 목표로 하위법령과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지방정부 대상 사업설명회를 단계적으로 열 계획이어서 실버계층의 주거복지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법적 근거 마련이 실버 주거 및 요양복지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실제 은퇴자들의 지불 능력과 의향, 선호도를 파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민간주도형 실버타운과 공공주도형 복지마을 사례를 분석해 보면 활발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민간은 병원 시설과 연계하고 공공은 저소득층, 취약계층 중심으로 제한적 운영, 중산층 접근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실버타운을 임대형으로 하느냐, 분양형으로 하느냐를 놓고도 여전히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 분양형의 경우 투기와 탈법이 성행, 10년 이상 공급이 중단된 채 임대만 가능하게 되어 있는 현재의 공급구조를 탄력성 있게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민간 참여의 폭을 넓혀 저비용 구조의 퍼블릭화를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컨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실버타운 가운데 가장 저렴한 월 생활비가 최소 106만원 정도인데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이 월 67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 크다. 관련 업계에서는 월 100만~200만원 안팎의 실버타운 공급이 적정 생활비로 보고 있다.

실버타운의 유형에 관해서도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 지역으로 떠나는 것보다 서울 외곽에 거주하길 원하는 수도권형을 비롯해 자연친화형, 광역대도시권형, 전원형 등 다양한 모델을 제시해 은퇴자의 속성에 걸맞은 상품을 개발하고 유형도 아파트, 타운하우스 등으로 다양화하는 게 필요하다. 또 선진 형태인 자가 거주(AIP), 지역사회 거주(AIC) 등과 CCRC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시스템적으로 연계해 나가는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외국의 경우 대학과 연계한 CCRC가 성공한 사례가 많다. 이 외에도 전체 규모는 물론 세대 통합 케어 대안, 단계적 서비스 확대 방안, 정부 지원책 등의 로드맵 마련에 범정부는 물론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최적 함수를 찾아내 한국형 노인복지시설 공급방안을 도출해야 할 시점이다.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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