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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실적 괴리땐 주관사 책임”… ‘제2 파두사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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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3. 04. 18:05

'뻥튀기 상장' 논란 2년반만에 책임 강화
13일부터 금융투자협회에 보고 의무화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FADU)의 '뻥튀기 상장' 논란이 불거진 지 2년 반 만에, 금융당국이 증권사 책임 강화에 시동을 건다. 이달부터 상장 주관사인 증권사가 해당 기업의 실적 추정치와 실제 실적과의 차이를 직접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면서다.

해당 규제로 주관사들은 기업의 실적 추정치를 제시할 때 이전보다 훨씬 신중할 수밖에 없게 됐다. 공모주 투자자들이 이를 주관사 신뢰 지표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제도 취지에는 동의하나 실효성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실에 어긋나는 수치 중심 평가가 주관사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처사라는 이유에서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모든 주관사는 상장 전 제시한 상장연도 추정 실적(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과 실제 실적 사이의 괴리율을 계산해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해야 한다. 금투협에 제출된 괴리율 자료는 금융감독원에 전달돼 감독당국의 모니터링 자료로 활용된다.

이는 작년 12월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에 따른 것으로 공동 주관사가 여러 개인 경우에도 해당 주관사 모두가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상장 후 실적 쇼크에도 주관사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따지기 어려웠는데, 이번 제도 개편으로 구조적 공백을 전면 차단한 것이다. 제도 개편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지난 2023년 코스닥 시장을 뒤흔든 파두 사태가 있다. 당시 파두는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내세우면서 연간 매출 추정치로 1203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상장 직후 공시된 2분기 매출액은 5900만원, 3분기 매출액은 3억2000만원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NH투자증권은 기업 실사와 가치 산정 과정의 적절성을 놓고 당국 조사와 투자자들의 거센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연도별로 보면 실제 매출액은 당초 시장에 제시했던 추정치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 2023년엔 추정 매출액 1203억원을 예고했으나 실제 매출은 225억원에 그쳐 81.3%의 괴리율을 기록했다. 2024년엔 추정치(3715억원) 대비 실제 매출(435억원)이 88.3%의 차이를 보였다. 2025년의 경우 추정치(6195억원) 대비 실제 매출은 924억원으로, 85.1%의 괴리율을 나타내며 3년 연속 80%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기업·주관사가 제시한 전망치가 투자 판단의 근거로 쓰이기엔 부적합했던 셈이다. 이런 파두 사태는 코스닥 IPO 시장의 구조적 실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앞서 금감원이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추정실적 기반으로 공모가를 산정한 코스닥 상장사 105개 기업들을 점검한 결과, 상장연도 실적 추정치를 실제로 달성한 회사는 6개(5.7%)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에서 "단기 추정이 과도할 경우에는 상장일 이후 매수한 투자자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며 "주관사별 비교 공시는 지원되지 않아 투자자 정보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금감원은 괴리율 발생으로 제재를 가하지 않는 대신, 금투협에서 전달받은 괴리율 자료를 보도자료로 배포해 투자자들이 참고케 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내부는 원칙적 찬성 속에서도 이견이 분분한 상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바이오·IT 같은 업종은 업황 변동이 커서 주관사 추정치가 현실과 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 원인이 부실 실사가 아닌 환경 변화 때문인데, 괴리율 수치만으로 주관사를 평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괴리율 리스크를 의식하면 주관사 입장에서는 추정치를 보수적으로 낮출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공모가도 낮아지는 연쇄 효과가 생긴다"며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효과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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